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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ation

2024 젊은사진가협회 고투 1회 기획전 [Form on Photography]

젊은사진가협회 고투 1회 기획전 <Form on Photography> 갤러리 아르, 대구

2024.12.06 - 12.12 갤러리 아르, 대구

2024.12.15 - 12.29 S갤러리, 울산

 

프로젝트 기획 조이수

 

고투 GOTO 는 힘겨운 청춘을 보내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열의와 나아갈 앞으로를 이중적으로 내포하는 이름이다.

 

카메라를 들고 고군분투하며 寫眞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빛과 그림자의 조화를 논하고, 서로의 내면을 탐구하며, 영감을 주고받는 자리가 되는 젊은사진가협회 고투는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젊은 작가들의 더 넓은 활동을 지원하며 국내 예술문화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

 

그 첫번째 활동으로 8명의 사진가가 하나의 주제로 색다른 이야기를 전하는 <Form on Photography> 전시를 가진다. 시각 이면의 내용 보다, 표면에 드러나는 형태에 조금 더 집중하는 사진을 주제로 하는 본 전시는 동일한 주제로 출발하여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 나아갔지만, 여전히 하나의 선상 위에서 있는 60여 점의 작품을 담고 있다.

 

젊은사진가 협회 고투의 1회 기획전 <Form on Photography> 는 협회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첫 번째 전시로 8명의 작가들이 6개월간 공통된 주제를 바탕으로 이어온 작업을 소개한다.

 

전시 제목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이번 기획전의 주제는 ‘시각적 형태’로 가장 객관적인 시각 매체로서 사진의 역할을 강조하고자 한다. 작가들은 작품 속 메세지보다 표면에 드러나는 시각적 형태에 조금 더 집중하며 작업을 이어나갔고, 개개인의 시선에 따라 가지각색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을 완성하였다.

 

조이수 작가의 <창상세계>는 정적인 우리 사회 속 동적인 그림자의 움직임을 쫓고 있다. 멈춰있는 세상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는 그림자의 모습을 인스턴트 필름을 통해 포착한 작품은 흘러가는 시간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승준 작가의 <Background>는 전단지 속 디자인적 형태와 미학을 탐구하고 있는 작품으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전단지 위 정보들을 지우고 남은 도형의 형태와 구조를 재발견하였다.

 

지수빈 작가의 <여름의 모양>은 작가가 가지고 있는 여름이란 계절에 대한 환상과 감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기후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뜨거운 여름은 지난하게 느껴지지만, 작가는 여전히 여름이 가지고 있는 생명력과 따뜻하고 산뜻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김희찬 작가의 <드러난 위기>는 환경 분석 데이터를 예술로 전환한 작품이다. 적외선 촬영을 통해 평소 우리가 볼 수 없던 시각으로 녹조 현상을 분석한 본 작업은 추상적인 데이터로 이루어진 정보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과 인식을 제시한다.

 

이재상 작가의 <우리가 놓치는 것>은 하늘을 바라볼 시간조차 없는 현대인들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시작되었다. 시시각각 다른 빛을 내는 하늘을 거대한 프리즘이라 해석하고 있는 작품은 하늘의 모습을 인공적인 광원인 빔프로젝터를 활용해 표현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조정향 작가의 <비로소 보이는 것>은 수직과 수평으로 이루어진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이 가진 곡선을 찾아가는 작업으로, 인공적이지 않고 자연만이 줄 수 있는 부드러운 선을 통해 삭막한 사회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여유와 편안함을 전하고 있다.

 

김규태 작가의 <불쾌한 골짜기>는 우리의 시선에 쉽게 포착되지 않는 작은 세계를 탐구한다. 단순히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꽃들을 접사렌즈를 활용해 자세히 들여다보며 징그럽고 불쾌한 감정을 발견하고, 아름다움 이면의 신선한 감각을 대중과 공유하고자 한다.

 

백승빈 작가의 <신태인>은 작가가 유년기를 보냈던 공간에 다시 방문하며 시작된다. 일제강점기의 흔적과 작가의 개인적인 기억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공간을 다시 바라보며 변화하는 공간의 발자취를 다시 따라간다.

 

공통된 기간 동안 동일한 주제로 진행된 8개의 작업들은 함께 출발하여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 나아갔지만, 여전히 하나의 선상 위에서 색다른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전시를 통해 사진이 주는 시각적 즐거움을 발견하고, 젊은 작가들의 톡톡 튀는 매력에 향유되기를 바란다.

 

 

 

 

 

 

 

 

 

 

 

 


지수빈 <여름의 모양>

2024, 29.7x42cm, Digital pigment print

 

지구 온난화를 지나 지구열대야로 진입한 시대의 우리에게 여름은 극도록 싫은 계절이 되었다.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에 페인트가 녹아내리고, 덥고 습한 공기와 움직임이 더뎌지는 이 날씨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름, 생명력이 가득한 계절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풍경들이 있다. 파릇한 식물들과 시원한 물소리, 푸르른 하늘은 여름에 존재했다.

 

<여름의 모양>은 작가가 가지고있는 여름에 대한 환상과 감성을 작가만의 시각으로 표현한 결과물이며 당장이라도 사라질 것 같은 여름환상에 대한 기록이자, 작별이다.

 

 

 

 

김규태 <불쾌한 골짜기> 2024, 80*80cm, Digital Pigment Print

 

아름다움이란 인간이 경험하는 긍정적 감정과 깊이 연관된 개념으로, 미적 만족을 제공하는 대상이나 현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의미한다. 아름다움은 외적인 형태와 내적인 속성을 모두 포함하며, 그 기준은 시대와 문화, 개인에 따라 다양하게 달라진다. 하지만 모든 아름다움이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이럴때 '불쾌한 골짜기'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불쾌한 골짜기' 는 일본의 로봇 공학자 '모리 마사히로' 가 1970년대에 처음 내논 개념이다. 개념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로봇이 인간과 어설프게 비슷할수록 오히려 불쾌함이 증가한다는 주장이다. 나는 이를 우리가 흔히 아름다움의 대상으로 알고있는 꽃에 적용을 해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꽃'하면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후각적으로는 향기롭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작업에서는 사진이란 시각적 매체를 이용해 후각을 차단하고 접사렌즈로 꽃의 아름답지 않은 디테일을 촬영함으로써 아름다운 꽃의 불쾌한 골짜기를 경험할 수 있게 시도하였다.

 

 

 

 

 

 

김희찬<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

2024, 100*150, digital pigment print on febric

 

이번 사진 작업,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환경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과 자연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심층적으로 탐구하려는 시도이다. 특히, 녹조 현상을 촬영한 데이터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하여 환경 변화의 의미와 그로 인한 감정을 시각화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추상적인 정보를 생명력 있는 시각적 경험으로 전환함으로써, 환경 문제가 단순한 수치나 그래프 이상의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관객에게 전달하려 하였다.

 

이번 작업에서는 드론으로 촬영한 항공 사진을 통해 자연의 모습을 상이한 시각으로 담아내고자 하였다. 푸른 나무와 핑크빛으로 표현된 대조적인 풍경, 그리고 녹조가 깔린 물의 흐름을 포착하여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시각적 대비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동시에 그 안에 내재된 불안정성을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우리가 환경과 맺고 있는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녹조 현상은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보이지만, 이번 작업에서는 이를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자연과 인간의 상호 작용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해 성찰하고,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환기하려 하였다. 관객들이 녹조 현상을 단순한 환경 문제로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복잡한 이야기를 느끼고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적으로 표현하였다.

 

결국 이 작업은 예술을 통해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우리가 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추상적인 데이터와 환경 변화가 만들어내는 감정이 결합된 이 시각적 경험이 관객들에게 새로운 통찰과 영감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란다.

 

 

 

백승빈 <신태인>

2024, 40x50cm, Digital pigment print

 

전라북도 정읍시 신태인읍. 내가 유년기를 보낸 장소이다. 부산으로 이사한 후 신태인읍은 나에게 잊힌 장소였으나, 고등학교 2학년 문학시간 정읍사를 배우며 되새긴 이곳은 어떻게 잊고 살았나 싶을 정도로 즐거운 추억이 가득한 장소였다. 10년만에 다시 방문한 신태인은 나의 기억 속 보다 도로가 좁다는 것 외에는 모든 게 그대로 였다. 10년간 나를 기다려 준 것 만 같은 신태인읍이 나에게 사랑의 인사를 건내는 것 같았다. 나의 엄마는 신태인을 싫어한다. 나에게는 따스한 추억만이 가득한 장소이지만, 엄마에겐 힘들었던 기억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일제시대 곡량 수탈을 위해 지역에 기차역이 생겨났고, 자연스럽게 인구가 늘어나자 ‘신태인’이라는 역명이 붙여진 이곳은 일본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경제적 실권도 그들이 휘두르던 장소이다. 내가 자전거와 인라인을 타고 놀던 주차장 뒷편 폐건물은 사실 일제강점기 당시 곡량 저장 창고로 쓰이던 건물이었다.

 

신태인에 관심을 가지고 보니 내가 좋아하던 장소들은 누군가에겐 가슴 아픈 기억이 가득하였다.

내가 좋아하던 신태인을 다시 한 번 바라보며, 신태인의 아픔까지도 이해하고 싶다.

 

 

 

 

 

 

 

 


이승준 <Background>

2024, 40x50cm, Digital pigment print

 

일상 속에서 수 없이 마주하는 광고물은 우리의 시선을 끌기 위해 정교하게 디자인되어 진다. 그러나 정보 전달을 위하는 광고물에서는 텍스트와 이미지가 우선시되며 그 아래에 숨겨진 순수한 디자인 요소들은 종종 간과되고 만다.

본 작업은 시각적 정보의 층을 벗겨내고, 그 아래에 자리한 디자인의 미학을 탐구하는 과정이다. 포토샵을 활용해 전단지의 텍스트와 이미지를 제거하고, 남겨진 도형과 선의 미학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것을 통해 우리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시각적 요소들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 디자인의 순수한 형태와 구조를 재발견하고자 한다. 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디자인 자체의 미학적 가치와 의미를 조명하는 시도이다.

 

 

 

 

 

 

 

 

 

 

 

 

 

 

 

 

이재상 <우리가 놓치는 것>

2024, 2' 30", 가변설치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실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하늘 한 번 올려다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빛의 양과 공기중 수증기의 밀도에 따라 매번 다른 빛을 내는 하늘은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장 큰 프리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놓치는 것>은 무심코 지나가고 있는 하늘의 변화를 인공적인 광원인 빔프로젝터를 활용해 표현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조이수 <창상세계>

2024, Instant Film

 

콘크리트와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일상의 형태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정적인 우리 세계의 풍경은 늘 그자리에 유지되지만, 끊임없이 흐르는 빛과 그림자는 미묘한 움직임을 자아낸다. 시간이 만들어내는 작은 변화의 흔적들은 딱딱하게 굳어있는 세상의 조형 속에 부드럽게 스며들며 새로운 시각을 형성한다.

 

계속해서 운동하지만 쉽게 변하지 않는 우리 세계의 모습을 폴라로이드 필름을 통해 즉각적으로 기록한 본 작업은 고요히 흐르는 시간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담아내려는 시도이다.

 

 

 

 

 

 

조정향 <비로소 보이는 것>

2024, 42*59.4cm, Digital Pigment Print

 

우리는 수직, 수평만 존재하는 각진 도심을 살아간다. 무수한 직선으로 이루어진 모난 삶 속에서 찔리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우리는 모든 것을 무심한 태도로 흘려보낸다. 날카로운 세상을 떠나 자유롭게 굽은 선들로 이루어진 자연으로 들어갔다. 부드러운 곡선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두려워하지 않고 주변을 마주할 수 있다.

 

<비로소 보이는 것>은 한걸음 더 다가가서 바라본 자연 속 점과 선, 면을 관찰하고 자연스레 시선이 닿는 곳에 집중하여 다양한 자연의 조형을 포착한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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